QUICK MENU

gotop
검색

회원체험기

돌아온 예언자(6) - 외로움에 대하여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외로움에 대하여
 
 

 

 

그대 참으로 외롭게 보이는 독존자여, 아니 외로움이란 단어조차 모르는 존재 그 자체와 하나된 절대자여! 오늘밤 전 겨울의 긴 밤을 홀로 지새우는 벼룩 한 마리처럼 뼈에 사무치도록 외롭나이다. 외로움이란 무엇이고 진정 나와 같은 범인은 외로움의 고통을 씹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까요?
 
 
외로움이라? 그대가 진정 혼자일 수 있을까? 그대는 그대 자신이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포근하고 평화로운 어머니 대지의 품에 안겨있다. 그대가 호흡할 때 대기 중에 충만해있는 생명의 숨이 그대를 맞이한다. 그대가 물을 마실 때 대지의 젖이 그대의 목마른 세포를 상쾌하게 적셔주며, 그대가 무언가 먹을 때 대지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그 자신들을 기꺼이 희생하며 그대를 위해 한바탕 향연을 펼친다.
 
 
그리고 유난히 그대를 외로움에 빠뜨리는 밤 하늘을 쳐다보라. 저 아득한 우주 공간, 수많은 별들이 아름답게 춤을 추며 은은하게 혹은 찬란하게 그대를 비추며 친구하자고 손짓하고 있다. 진정 그들의 함성이 들리지 아니 한가? 얼마나 거대하고 오묘한 존재계가 그대를 떠받히고 있는지 가슴 벅차지 아니 한가?
 
 
나는 크나큰 신비와 만나기 위해 작디작은 술잔들을 애써 거부해왔다. 하찮은 범인들은 오늘의 외로움을 잊기 위해 무의미하고 해로움까지 끼치는 술잔들을 부단히 기울이고 있다. 그 술잔은 그들의 배까지 들어가지만 정작 그들의 친구는 그대 가슴의 심연에까지 가닿지 못한다. 많은 말을 내뱉고 유쾌한 웃음들을 흘리지만 그대 옷자락 주변에 맴돌 뿐이다. 공허한 메아리일 뿐 서로의 존재 깊숙이 파고들지는 못한다. 군중 속의 고독보다 더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이 있을까?
 
 
나는 차라리 홀로있음을 택했으며, 고독을 벗 삼았다. 난 외로움을 넘어 고독한 자가 되었다. 신기하게도 고독이라는 친구는 나를 배반하지 않았으며, 나의 참다운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끝내는 참으로 필요한 존재들과 나를 친구로 맺어주었다. 이제 나는 필요할 때마다 그에 적합한 친구들을 소개받으며, 불필요한 관계의 그물에 얽히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되었다.
고독은 나의 진정한 친구... 고독과 즐거운 벗 삼을 수 있을 때 타인과도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니...
 
 
인간은 홀로 와서 홀로 간다는 말을 나는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인간은 화려하고 가슴 벅찬 우주의 환영을 받으며 태어나며, 안락하고 평화로운 대지의 환송을 받으며 우주로 되돌아갈 뿐이다.
 
 
그대, 어머니 대지의 아들이여, 우주 생명의 씨앗이여! 얼마나 고귀하고 위대하며 풍성한 존재인가? 그대 홀로 지새우는 밤은 참으로 축제의 장이며, 거룩한 고요이다. 나 독존자와 외로운 오늘밤 가슴 깊숙이 적시는 술잔을 나눠보지 안겠는가?
 
 
 
 
 
 

등록된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