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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룸 다크룸 감리명상 수련을 다녀와서 - 어둠 속으로 깊이 들어가 참다운 빛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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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둠은 빛의 근원...
어둠 속으로 깊이 들어가 참다운 빛을 만나다!
(2005년 8월)



평소 일상이 수행의 터라 여겼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좀더 강렬한 영적 체험과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었다. 오, 다크룸 리트릿(Dark Room Retreat)! 갑자기 내가 몸담고 있는 국제 힐링타오 센터에서 실시하는 태국 타오 가든의 다크룸 감리(坎離) 수련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른바 다크룸 테크나러지(Dark Room Technology), 현대판 동굴수행 방식이다.

모든 영적 수행 전통에서는 재빨리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암실을 이용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로마의 카타콤(지하묘지), 이스라엘 사해 근처에 존재하는 에세네파의 동굴, 유럽의 터널 네트워크 등이 모두 다크룸의 일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도교 전통에서는 최상승 단계의 수행을 위해 동굴을 자주 이용하곤 했다. 동굴은 텅빈 뼈처럼 땅 속에 저장된 오래된 정보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력(地力)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믿었다.
그렇다고 현시점에서 무작정 동굴로 들어가자니 한두가지 문제가 걸리는 것이 아니었다. 추위, 배고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벌레나 짐승들, 또 배설물들은 어떻게 하고...... 다크룸 테크나러지는 현대의 기술을 활용하여 천연동굴의 조건을 갖춘 현대판 동굴이라고 하니 나의 영적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대단한 각오를 품고, 한편으론 잠시나마 일상의 탈출을 꿈꾸며 셀레이는 기분으로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 있는 타오 가든으로 날아갔다.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비행기로 1시간, 하지만 이번에는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태국의 생활상을 좀더 가까이 체험해 보고 싶기도 했지만 치앙마이로 가는 길에 아유타와를 들러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북쪽으로 기차로 약 1시간 반 거리에 위치하는 옛 아유타야 왕국의 도읍이었는데 불교유적지로 유명하다. 신성한 불교유적지를 돌아보며 내심 영적 열망을 더욱 불지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버마와의 거듭되는 전쟁 때문에 많은 유적들이 파괴되어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거대한 규모의 수많은 사원들과 하늘을 찌르는 듯한 불탑들은 경건한 마음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사원들과 하늘을 찌르는 듯한 불탑들로 가득찬 불교유적지 아유타와
 
다크룸 입구에서
 
만탁 치아의 오픈 강의
 

치앙마이의 타오 가든은 다섯 번째 방문이니 만큼 내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힐링타오는 정통 도교 수련법을 현대과학과 접목하여 체계화한 심신 건강 수련법으로 육체, 감정, 정신을 골고루 닦는 방대한 수련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미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해 소주천, 태극기공, 성도인술, 장기 氣마사지, 우주치유기공, 오기조화신공 등 힐링타오의 깊은 체계를 전수받고 체험한 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가의 최상승 공부인 감리 수련(물과 불의 내면의 연금술)이고, 그것도 다크룸이라는 특별한 조건에서 행하는 수련이라 자못 큰 기대를 품고 수련에 임했다.

다크룸 내의 조명이 완전히 소등되기 전, 힐링타오 창사자이신 만탁 치아 선생의 다크룸 수련에 대한 소개 강의가 있었다. 스승과 함께 적당한 동굴을 찾아 수박만 먹으며 수행한 얘기, 그리고 현대적인 다크룸을 고안한 배경부터 시작하여 다크룸 수행의 원리와 특징을 과학적으로 풀어 제시하셨다. 어둠이야말로 빛의 어머니로 우주의 참다운 근원이라는 것이다. 현재도 90% 이상이 원초적 힘인 ‘어둠의 물질(dark matter)'로 남아있고, 아무리 광대해 보여도 물질화된 우주는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우주의 근원인 어둠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전체적이 되어 어둠이 곧 빛으로 변화하며, 그 참다운 빛을 체험하면 우리 자신이 빛이 된다는 것이다.

어둠은 제한된 감각을 차폐하고 육감이나 정신적 영역을 자유롭게 열어주어 신비체험이나 영적 체험을 빨리 당겨준다. 어둠 속에 오래도록 있으면 뇌세포와 송과선의 영성호르몬이 단기간에 활성화되어 몸과 영혼의 알케미적 정화와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흔히 수면시 멜라토닌 호르몬이 송과선에서 분비되어 몸의 휴식과 세포 재생을 촉진시켜 준다. 그런데 일상의 각성의식으로 되돌아 오면 멜라토닌(Melatonin)은 세라토닌(Seratonin) 호르몬으로 변형되어 분비된다고 한다. 만약 어둠과 고요한 의식이 계속되어 멜라토닌이 일정량 축적되면 비전과 꿈과 같은 의식상태를 체험케 하는 피놀린(Pinoline)이 분비된다. 급기야는 5-MeO-DMT와 DMT라는 영성호르몬이 합성되어 우주적 사랑 같은 초월의식을 유발하고 영혼의 분리 현상이 일어나 유체이탈이나 시공여행 등 각종 영적 체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주에너지나 원초적 의식과 하나되어 무극(無極), 즉 본래의 나로 되돌아가야 함을 거듭 강조하셨다.

이윽고 모든 조명이 꺼지고 깊은 어둠과 고요가 시작되었다. 아침 기공체조과 오전 감리(坎離) 수련은 만탁 치아 선생이 인도하셨고 오후에는 다른 지도자들이 꿈 수련과 감정 정화 기법을 번갈아 지도했다. 하지만 점심시간과 저녁의 많은 시간은 홀로 고요히 자신의 내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공백기로 주어졌다. 식사는 도시락 형태로 베지테리안과 난 베지테리안으로 구분되어 제공되었다. 주로 뇌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많이 함유한 검은깨, 콩, 호박죽, 옥수수 등과 신체 정화에 도움이 되는 아말라끼, 노니 등의 음료수도 많이 나왔다.

처음 어둠은 어머니 자궁처럼 포근함과 고요함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도 시각이 차단되자 눈을 돌려 쉽게 내면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두려움과 슬픔, 좌절 등 감정적 동요가 엄습하기도 했다. 내 몸의 장기와 세포 속에 전생애에 걸쳐 쌓인 묵은 때와 부정적 감정들이 표면으로 떠올라 정화되는 과정이라 생각되었다. 특히 평소에 꿈이 없었는데 첫 일주일 동안 꿈 속에서 공포와 좌절을 많이 겪었다. 무의식 깊은 층까지 목욕하는 느낌이랄까...... 물과 불의 내적 연금술(커플링-내면의 영적 결합) 과정에서 발생한 스팀(화학적 분자들, 丹藥)으로 각 장기와 내분비샘, 림프, 골수, 12경락을 씻어낼 때는 세포 하나하나가 진동을 일으키며 열리고 정화되는 것을 체험했다.

강렬한 빛을 체험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첫 일주일 동안은 갈수록 사방이 더욱 깜깜해졌다. 그런데 10여일 지나자 하얀 빛줄기들이 마치 새벽 안개처럼 사방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어둠이 빛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아니 어둠과 빛은 하나였다! 희뿌연 어둠, 그것은 오색찬란한 무지개빛보다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흰빛 덩어리가 여기 저기서 보이기도 하고 인당 한가운데 오랫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눈을 감아도 똑같았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다양한 색깔의 빛을 보거나 태아의 형상이나 별 등 각종 이미지들을 목도했다.

감리 수련의 높은 단계에서 별과 두뇌의 내분비샘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우주의 원초적 빛에 가닿는 것을 강렬히 느꼈으며, 나의 의식이 무한히 확장되고 실제로 나의 영체가 분리되어 별들을 여행하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것은 환타지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욱 환상적이었다.

애초에 일주일 일정을 잡고 수련에 참여했는데 너무 귀중하고 특별한 체험이라고 생각되어 삼주일 동안의 전과정을 채웠다. 마지막 날 저녁 다크룸을 나설 때의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어머니 자궁에서 다시 태어나는 기분, 영적인 재탄생 그 자체였다. 다크룸의 문을 나서자 참여자들은 서로를 축하하며 얼싸안고 한동안 춤을 추었다. 그 날 밤의 별과 달은 유난히 맑고 초롱초롱했다. 이제 저 별과 달은 나를 항상 지켜보고 있는 친구처럼 다가왔다. 우주 한가운데 별 하나, 혹은 우주 만물과 친구 삼으면 평생 외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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